본문 바로가기

후기/육군 정보보호병

[육군 정보보호병] 논산훈련소 생생후기, 꼭 챙겨야할 준비물! #4- (2022.04.18 입영, 27연대, 준비물)

반응형

1. 개요

 

 드디어 논산훈련소의 마지막 포스팅이다. 지금 와서 보면 길면 길었고 짧아도 길었던 시간이지만, 나름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몇가지 준비물과 함께 꿀팁을 써보고자 한다!

 

2. 본문

 

- 에어깔창, 휴족시간, 물집 방지패드, 가방 어깨 보호대

 전 포스팅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다시한번 말하자면 육군훈련소는 지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게 무슨 뜻이냐면, 모든 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육군훈련소를 경험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육군훈련소의 가장 안 좋은 점은 바로 교정의 거리다.

 

 사격훈련, 각개전투와 같은 훈련은 전문 교정으로 이동해서 훈련을 받아야한다. 중요한건 그 교정과의 거리가 엄청나다. 교정까지의 길이 평지도 아니다. 오르막길도 있고, 산을 올라야 하기도 한다. 거의 4km를 걸어야하는 경우도 있다. 왕복 8km라는 뜻이고 교정에 도착했다고 쉬는 것도 아니다. 계속 뛰고 기어야한다. 앉아있을 때는 밥먹을 때나 휴식시간 밖에 없다.

 

 사격훈련, 각개전투, PRI가 하루만에 끝나지는 않는다. 대부분 3일에서 4일에 걸쳐 훈련을 받는다. 그 말은 최소 3일은 하루에 7km정도를 걷는다. 매일 휴족시간을 발과 종아리에 붙이고 잤다. 보통 대열을 맞춰서 걸어야하고 한명이 뒤쳐지면 분대장 한명이 그 사람에게 붙어야 한다. 분대장은 약 12명정도인데, 200명이 넘는 훈련병들을 12명이서 관리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상황에서 뒤쳐지는 한명의 훈련병 때문에 분대장 한명이 붙어야한다면? 안그래도 조교 수가 적기 때문에 중대에서는 난감할 따름이다.

 

 그래서 열외나 뒤쳐지는 훈련병들을 매우 싫어한다. 째려본다던가 목소리를 높인다던가 눈치를 좀 많이 준다. 그래서 걷는다. 아파도 걸어야한다. 그렇게 되면 저녁에 점점 발과 다리에 피로감이 쌓이는데 쉴세 없이 샤워와 개인정비를 마치고 자려고 누우면 발에는 물집 다리에는 근육통이 심하게 오는 사람들이 많다. 나같은 경우는 에어깔창을 가지고 가서 통증이 덜한 편이었는데 동기들은 물집이 심하게 잡혀 훈련을 열외한 사람도 많았다. 따라서 발을 보호해줄 에어깔창과 물집 방지패드, 휴족시간을 꼭 사가도록 하자.

 

 모든 훈련에는 전투조끼(연대에 따라 요대를 차는 곳도 있음)를 입는데, 그 위에 K2소총 한 자루, 그 위에 군장을 짊어진다. 이렇게 되면 어깨에 무리가 안 갈 수 없다. 어깨통증이 심한사람은 무거운 군장끈을 손으로 들고 걷기도 한다. 짓누르는 통증을 피하고 싶다면 가방 전용 어깨 보호대를 차는 것이 좋다.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973972#home


- 책 한권에서 두권

 의외로 대기시간이 길다. 훈련은 코로나 전 상태로 복귀하지만, 방역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샤워나 식사는 생활관 단위로 하게 된다. 그럼 생각해보자, 한 중대에 약 16개의 생활관이 있다. 이 안에는 16명에서 8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순서대로 샤워를 하려면 몇시간이 걸릴까?

 

 그래서 샤워와 식사를 할 때는 대기시간이 길다. 그 대기시간에 쉴 수 있을까? 쉴 수는 있다. 단 누워있거나 등을 대고 있으면 안된다. 동기들과 시끄럽게 떠들면 분대장이 정숙을 외치면서 들어와 소리를 지른다. 고역이다. 어떤 동기는 차라리 체력단련을 하고 싶고 말하기도 했다. 대부분 맨몸운동을 시도하지만 그 좁아터진 방에 16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할 수는 없다.

 

 나같은 경우는 책상을 펴고 여자친구에게 편지를 쓰거나 책을 읽었다. 의외로 시간이 빠르게 가고, 아프던 허리의 통증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굳이 책이 아니어도 되니, 주말이나 대기시간을 위해 책, 노트와 같이 자신이 빠르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물건을 가지고 가도록 하자.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36127 


- 지퍼백

 훈련소에서는 보급을 할 때 정신이 없다. 그리고 자잘한 물건을 줄 때는 더더욱 그렇다. 군번줄 없이 자대에 간 동기도 있었다. 바늘, 실, 손톱깍기 세트, 이등병 약장, 태극기, 이름표 등등 자잘한 물건들을 정말 많이 주는데, 중요한건 모두 준비되어있는 상태가 아니라, 한곳에 다 모아놓고 생활관 별로 퍼준다는 것이다.

 

 훈련병들은 이러한 것들을 나누기 바쁘고 모자란 것 남는 것들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침대위에 납두거나 주머니에 넣게 되는데 이거 하나 잃어버리면 진짜 난리난다. 정신없다고 욕하고 생각없다고 욕하고, 정신없는 환경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렇게 되면 자기들의 일이 하나 늘어나니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지퍼백에 보관해서 자주 갯수를 확인하는 것이 편하다. 지퍼백이 없다면 자잘한 물건들을 보관하기 정말 어렵다.

 

3. 결어

 성인이 되고 부모님 허락없이 치킨한마리 시킬 수 있는 자유에 정말 행복했다. 그러다 경제관념이 생기고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대기업에서 일도 해보고 나름 규모있는 대회에서 수상도 해봤다. 힘들지만 행복하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었다. 그런나에게 군대라는 존재는 매일매일 알 수 없는 압박을 주었다.

 

 잘 살고 있는 내가 단절된 공간에서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며 살게 되었다. 원하는 일은 할 수도 없다. 훈련소에 입소해서 정말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몸이 힘들다기 보다는 그냥 정신이 힘들었다. 그 지옥같은 곳을 버텨내도 내가 해야할 군생활의 8%밖에 하지 않은 것이니까.

 

 훈련소에서는 군인정신을 가르치는 정신전력교육을 한다. 이때 들은 말들은 정말 하나하나 기억이 난다. "너희들은 군인이다.", "상관모독 하지마라 군생활 늘어나고 사회에서 처벌을 받는다."와 같이 군대에 해를 가하지 않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 긴 시간동안 세뇌교육을 시킨다.


 "인간은 누구나 기본적인 권리를 가지게 되고 이를 기본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군인입니다. 따라서 기본권이 침해되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기 때문입니다."


 군인이어서 군법으로 다스리기에, 기본권을 침해당할 수 있지만 상관모독을 하면 형법으로 처벌이 된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모두가 다 한다고 해서 그게 쉬운건 아니다. 가장 해주고 싶은 조언은 훈련소에서 참을 필요 없다는 것이다. 참자 참자 하지말고 아프면 손들고 말하고 열외하고 싶으면 열외하자. 유급시킨다는 협박에 넘어가지 말자. 자기 몸을 가장 먼저, 건강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

 

 절대 돌아오지 않는 20대의 시간을 원하지 않는 곳에 쓰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 화이팅하고 꼭 건강하자! 이상으로 논산 후기 편을 마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