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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지/산업기능요원

[산업기능요원] 정직원 기념 회사 적응 회고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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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는 회사에 정직원이 되었다. 달력에 표시해놓은 수습 종료일자 전주에 복지카드가 와서 정직원이 됐다는 사실은 조금 더 빠르게 알게 되었다. 사실 그 전부터 팀장님께서 "제가 수습 기간 평가 자체 박하게 작성할 생각이었으면 그전에 몇번 주의를 줬을 것이고 작성 전에도 미리 말씀드렸을 거에요. 크리티컬한 일도 없고 적응이 빨라 수습기간에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말씀해주셔서 안정감을 가지고 있었다.

 

 회사 생활은 이전 CJ Olivenetworks에서의 계약직 생활이 다인 나에게 첫 정직원으로서 1년이상을 근무해야하는 회사는 이번이 처음이기에 마음가짐에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남자들이여 제발 책임감을 가지세요!" 라는 조던 피터슨 형님의 말에 많이 동감하는 3개월이었다. 매달 결제 금액이 억단위가 넘어가는 게임에 나의 알고리즘으로 작성된 게임이 돌아간다는 사실은 내가 압박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사실이었다.

 

 처음 써보는 회고록이기에 그저 장문의 푸념글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결국은 편한 마음을 가지고 생각나는 단어를 조합해 막 적어나가는 것이 회고록이 아닌가 싶다. 운좋게도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 내가 좋아하는 위치의 창가자리의 책상이 남아있어 기분좋게 글을 작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후드티의 계절을 맞이하는 4월 말 내일이 출근날이긴 하지만, 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위안을 가지고자 한다.

 

2. 본론

 

- 재능 보다는 정성

 

 우리 회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은 2주당 한번씩 새로운 게임을 릴리즈한다. 완전 새로운 게임이 아닌 한 게임안에 다양한 게임들이 있고 그 다양한 게임의 로직단을 내가 작성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일이 적응된 팀 선배를 보면 정말 가볍게 프로젝트를 완료하시지만, 첫 두달.. 아니 사실은 지금까지도 나에게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비교적 서버팀의 인원이 적어 일이 더 많이 느껴지나 싶었지만 그냥 내가 아직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엉망진창 첫 게임이 릴리즈가 되고, 가끔 내가 작성한 게임을 해보면서 미래의 용기를 얻고자 노력한다.

 

 이전 회사에서도 느꼈지만 확실이 나의 결과물은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냐에 따라 결과의 퀄리티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 같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 솔직히 첫 게임을 만들고 나서 두번째 게임에서는 엄청난 시간을 들였다. 집중도가 달랐던 것 같다. 당연히 결과는 좋았다. 에러는 적었다. 버그도 한 개 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미리 작업을 하니 몸이 좀 편하다는 것은 확실이 느껴졌다. 불행히도 세번째 게임은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스스로가 한심하긴 하지만 방심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러니 버그는 역시 개발자 테스트 단계에서도 정말 많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다 떠나서 그냥 내 마음이 불편했다. 내일부터 새로운 프로젝트가 실행되는데, 그때는 꼭 후회하지 않는 과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 클린 코드

 

 DDD 책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보고자 노력하였다. 회사 내부의 규약이 있어 객체를 마음대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주어진 자유 내에서는 최대한 클린한 코드를 작성하고자하였다. 최대한 책처럼 읽히는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나의 사수님이 "이걸 다 함수화 시키다니... 역시 적응이 빠르시네요..." 라고 칭찬을 해주셔서 기분은 좋았다. 나만의 코드 규칙을 만들어보고 싶다. 서버팀 특성상 전역변수를 많이 쓰게 되는데 전역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깔끔한 코드를 작성해야하는 상황이 아직은 많이 어렵게 느껴진다.

 

 당장 다음주의 프로젝트도 막막하게 느껴지지만, 지금 그걸 생각한다고 달라지는게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로는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될것이다.

 

- 시선

 

 태어날때부터의 고질병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남들의 시선이 많이 신경쓰인다. "몇몇 사람들에게 내가 이미 일을 못하는 것처럼 보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선다. 버그가 발견될 때마다 그런 불안감이 마음속에 자리 잡는 것은 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하다. 3월에 있을 인사평가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모든 직장인들은 그럼 이렇게 매일 평가받는 기분을 느끼면서 생활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런건 아닌 것 같다. 그저 무딘 사람이 있는 것이고 그저 예민한 사람이 있는 것이다. 옳고 그른것은 없다. 그냥 "다른" 존재로 받아드리기로 했다. 정답이 없기에 배려가 필요한 세상이니 말이다.

 

 나에게 상처되는 말을 한 사람이 있어도 그사람의 진심을 평가할 순 없다. 그건 비약이다. 표현의 방법은 정말 사람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사과도 받고 사과도 해보면서 참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실도 배웠다.

 

- 조직 문화

 

 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회사가 두번째 회사이긴 하지만 너무 좋은 상사분들과 일하고 있다. 사수분들과 팀장분들은 다들 나를 배려해주셨다. 지금 회사의 팀장님은 누가 봐도 능력이 뛰어나셨다. 그러나 간섭과 참견을 안하신다. 도움이 필요할때만 조언을 해주신다. 코드리뷰를 할 때는 크리티컬한 부분이 아니라면 나의 작성법에 대한 이유를 말하시고 의견을 말해주신다. 그리고 나는 그 의견을 듣고 더 공부하고 더 좋은 길을 찾으려 노력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부분이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사수분은 나를 많이 배려해주신다. 일정상 나의 프로젝트 일정이 조금은 빡빡했는데 약 2주정도 소요되는 프로젝트를 두개나 가져가셨다. 조금 힘들었던 나에게 그 시간동안 사내 작성된 코드를 공부하고 적용해보면 좋겠다고 하셨다. 능력이 있고 그 능력을 바탕으로 배려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 운동

 

 난 겁나 돼지다. 변명일 수 있지만 안구에 염증이 생긴 뒤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자마자 15kg정도 몸무게가 늘었다. 나도 내가 놀랐다. 시도 때도 없이 먹었고 반마리 정도 먹으면 배가 터질 것 같았던 황금올리브를 그자리에서 다 먹었다. 독성이 강한 스테로이드가 몸안에서 다 사라지기까지 1년은 걸렸다. 21살에서 22살까지 약 1년간 매주 투약을 받고 복용하는 스테로이드도 먹었다. 이 스테로이드가 다 사라질 때 까지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정말 건강하지 않은 나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회사에서는 헬스장과 아침 도시락을 지원해주는 좋은 복지가 있다. 매주 4번은 도시락 중 셀러드를 집에 가져가 저녁으로 먹고 운동도 했다. 고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땀날 정도의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회사 입사 후 5kg정도 감량되었다. 근육은 약 1 ~ 2kg늘었다. 건강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물론 아직 난 과체중이다. 갈길이 멀지만 적어도 저번달의 나보다는 건강해졌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



- 산업기능요원 신규 편입자 교육

 

 산업기능요원 신규 편입자 교육을 받았다. 회사를 하루 쉬는 날이었다. 조금 재밌었다. 노동법은 참 복잡하다. 노무사라는 직업이 왜 따로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 많은 위법 사례를 봤다. 우리 회사 인사팀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회사측에서 너무 큰 배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 결어

 

 운이 좋은건지 복이 많은건지... 일단 지금은 너무 좋은 분들과 근무하고 있다는 생각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 칼퇴를 할 수 있기에 자기 개발할 시간도 주어지고 운동할 시간도 주어진다.

 

 2일에 걸쳐 작성한 회고록이지만 지금 보니 그리 긴 내용도 아닌데 왜이리 시간을 끌었는지... 다음 회고록은 더 간결하게 작성해보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회사 와인파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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